비오는 날 제주 - 보롬왓

 

 

 

제주에는 센스있는 젊은 사장들이 운영하는 갬성으로 무장된 수많은 카페가 있다. 가게 안의 인테리어는 말할 것도 없고 바깥에 세워진 입간판 하나 조차 갬성이 흐르는 곳들이다. 커피랑 같이 시킨 디저트 조차 플레이팅이 예사롭지 않다. 제주 풍경이라도 연상될 만한 배경이 보이는 창가 자리는 팔을 쭈욱 뻗어 셀카를 찍는 사람들의 행위 예술 공간이라 감히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답답하다. 제주에 온 이유는 예쁜 카페에 앉아 물끄러미 커피가 담긴 잔을 내려다보는 내 모습을 담기 위해 온 것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 보롬왓은 나은 편이다. 제주에서 유럽 갬성이나 소호 느낌의 인테리어를 만나는 것보다 저 멀리 오름이 보이고 넓은 농장이 탁 트인 공간에서 손가락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 즐거울 것 같은데 여기가 그렇다. 입구를 들어서면 높은 천장의 비닐하우스가 있고 그 안에는 잘 가꾼 식물들이 이름표를 달고 여기저기 놓여 있다. 식물원 수준의 라인업은 아니기 때문에 좀 걷다 보면 출구가 나온다. 밖에는 카페가 하나 있는데 굳이 들리지 않아도 되는 동선이다. 바깥에 보이는 풍경은 글로 표현하기보다는 아래 사진을 참조하면 되겠다. 비가 오는 흐린 날씨라 화창함은 없지만 비냄새와 땅냄새가 왠지 모르게 상쾌하다.

 

 

 

보롬왓 입장료는 3천원이다. 위치는 서귀포시 표선면인데 제주도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비자림을 거쳐서 가보면 괜찮은 동선이다. 마냥 좋을 것처럼 위에 글을 썼지만 갬성에 젖어 묘사한 것이니 개인마다 느낄 수 있는 차이는 존중해 주길.

 

 

 

 

보롬왓 입구이다.

 

 

 

갬성

 

 

이름 모를 식물1

 

 

 

이름모를 식물2

 

 

 

이름모를 식물3

 

 

 

비닐하우스 출구 모습

 

 

 

비닐하우스 출구를 나오면 보이는 풍경

 

 

이름모를 식물4

 

 

 

비냄새와 땅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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