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유익균과 유해균이 몸과 정신을 지배한다 - 마이크로바이옴 (당뇨, 지방간, 우울증, 치매와의 원인과 상관관계)
마이크로바이옴이란? (Microbiome)
인체의 구강, 피부 표면, 질 내부, 위장에는 다양한 미생물 개체들이 공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와 창자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그 밀도 또한 다른 기관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이 위와 창자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의 생태계 파괴는 여러 질병의 중요 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과 관계가 의심되는 주요 질환으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같이 장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질병 외에 당뇨, 비만, 면역계 이상, 심지어 우울증과 치매 등의 뇌질환도 장내 미생물의 영향에 의해 비롯된다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리 몸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의 이해도를 높이는 연구를 통해 식품과 제약 분야에서 인류의 건강 증진과 질병 치료의 목적을 둔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서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의 관계를 가진 미생물 군집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해당 분야의 발전과 함께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연구와 산업을 가리키는 대표 연관 키워드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
김남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생로병사의 비밀 '장내 미생물의 비밀'편에 출연해 '우리 몸의 90%가 넘는 질환들이 장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프로그램 내의 다른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는 각기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군의 장내 미생물을 건강인 대조군과 비교한 실험 결과에서 건강인의 경우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군에 비해 장내 유익균 수가 높고 유해균의 수치는 낮은 걸로 보고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여러 질병의 원인이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 상태)와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례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환자의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장점막 상태가 유관상 매우 깨끗하고 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변비와 설사 양극단을 오가며 잔변감과 복무 팽만감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유익균이라고 알려진 프레보텔라의 수치가 0% (정상인의 경우 약 12%), 유해균인 썩시니클라스티쿰은 약 4.3% (정상인의 경우 0%)로 정상인에 비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져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흔히 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지방간의 경우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비알콜성 지방간이라고 하며 환자도 매년 급증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실험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분포 값이 260~390으로 건강인의 350~500 대비 낮게 나타났고,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 역시 0.5~6%로 건강인 6~11%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유해균인 프로테오박테리아의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2.5~10.5%를 차지했으나 건강인의 경우 1.5~3% 정도로 유해균의 경우 지방간 환자에게서 더 높은 수치가 나타났습니다.
위 사례들 외에 장내 미생물과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이는 주요 질환으로는 면역질환의 경우 아토피, 갑상선,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염 등이 있고, 대사 질환에는 고도비만, 당뇨, 지방간, 대장암이 있습니다. 또 뇌질환의 경우 우울증, 자폐, 파킨슨, 치매도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뇌질환의 경우 한 연구자료 결과를 보면 자폐증을 앓는 18명의 환자에게 분변 이식술(타인의 건강한 변을 희석시켜 환자의 장내에 이식하여 장내 유익균의 번식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술)을 시행하고 2년 후 측정 결과 소화기 및 행동 증상이 모두 현저히 개선되었다고 보고된 사례도 있습니다.
장내 좋은 미생물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항생제나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 복용은 장내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의 과섭취 또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장내 미생물의 균형 있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식습관의 변화, 특히 전통 한식의 발효음식과 섬유질이 많은 반찬 섭취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김치 발효에 역할을 하는 프로바이오틱 박테리아 '바이셀라'의 경우도 한국식 식단을 먹은 집단에서 크게 증가된 실험 사례도 있습니다. 전통 한식은 장내 미생물의 밀도와 다양성을 높여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시켜 주는 건강식입니다. 특히 현미, 통곡물, 콩, 두부, 야채, 나물, 견과류 등의 식자재가 들어간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